2012년 12월 31일 월요일

입력장치의 출력기능?

버티고 버티다 이제야 겨우 옆에 두게 된 스마트폰을 쓰다 보니,
신기하고 편리한 장점들을 비집고 불편한 점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그 가운데에서 (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수없이 지적했으리라 생각되는)
문제점은 입력의 어려움이 아닐까 싶습니다.

가상 키보드를 통한 문자의 입력과,
게임 등에서 조이스틱/조이패드를 흉내낸 가상패드에 의한 입력이 그것인데요...



캡콤의 레지던트이블 (좌측 하단이 가상 조이패드)


이러한 가상의 입력장치들이 문제가 되는 원인을 생각하다 보니,
스마트폰 혹은 터치스크린의 크기 제약에 따른 문제점이 아니라,
출력기능의 부족(?)이 원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좀 헷갈릴 수도 있는데, 우선 정보의 전달 방향에 따라 다음과 같이 정의를 해 보겠습니다.
[입력]은 (사람 -> 장치)
[출력]은 (장치 -> 사람)

스마트폰의 가상키보드는 [입력] 기능에 [출력] 기능이 보태어져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보듯, 눌린 키가 어떤 것인지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출력] 기능입니다.
(메시지 입력란에 출력된 문자는 가상키패드의 출력이 아니라 메시지앱의 처리 결과이므로 별개의 성격입니다.)

게임의 가상조이패드를 보면 문제가 더 명확해지는데, 이 조이패드의 [출력] 기능은 눌려진 방향으로 패드 중앙의 원이 움직이는 것인데, 통상 두툼한 엄지손가락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아 출력 기능이 매우 취약한 편입니다.


그렇다면 원래 입력장치인 이런 장치들의 모범적인 [출력] 기능은 무엇일까요?
바로 "촉각"입니다.
데스크탑/노트북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키보드는 강도와 특성에 차이는 있지만 "키감"이라는 느낌을 [출력]하고 있습니다. (장치에 따라서는 소리도 한 몫 할 수 있습니다.)

조이스틱 혹은 조이패드는 이 촉각의 출력이 매우 명확하기에 사용자가 신뢰하는 장치가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스마트폰 이전에는 고유한 [입력] 장치로만 인식되었던 키보드와 조이스틱/조이패드가, 사실은 그 위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 그들의 [출력] 기능 때문이 아니었나 새삼 돌아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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