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은 한때, 흥미로운 SF의 소재였을 뿐 UFO나 외계인, 예티처럼 현실 세계에는 거의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는 '꿈'의 기술이었다.
알파고의 출현은 가히 충격적이었다.
바둑이라는 게임에 한정된 것이었지만, 그 위력과 영향력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은 전세계인에게 분명한 흔적을 남겼음에 틀림없다.
물론, 그 이후론 이렇다할 충격적인 인공지능의 출현이 보도되지 않아, 다시금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온 듯 하지만, 이제 우리의 생활이 큰 변화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어쩌면 그렇게나 큰 충격은 다분히 우리가 생각하는 인공지능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기계는 쉬지 않고 엄청난 속도로 학습하고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틀림없이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마치 모든 분야에 속속들이 인공지능이 침투할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러기위해 필요한 자원(?)은 막대한 수준을 넘어 현재로썬 불가능할지도 모르는 수준일 것이다.
딥러닝, 빅데이터, 서칭 알고리즘, 데이터의 분류, 분산된 데이터의 적절한 결합,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추론 등등...
각 기술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기도 어렵지만, 이해한다 해도 어떤 데이터가 수집되어 있는지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일 것이기에, 인공지능 기술이 어떤 결과를 가져 올지는 예측하기 쉽지는 않다.
즉, 인공지능이 인간의 생활을 근본부터 바꾸리라는 희망이자 두려움에 대해서는 약간 냉정함을 가질 필요는 있어보인다.
상상처럼 '완벽한' 인공지능, 광범위한 영역에 단일한 메커니즘으로 운영되는 그런 인공지능은 여전히 '꿈'의 기술인 듯 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인공지능에 대한 기대감과 시각을 바꿀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아마도 인공지능의 발전은 기대만큼 빠르지 못하고,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하기에 중간중간 그 효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소지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발전시켜야할 분야라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이렇다.
수치나 논리로 설명을 하긴 어렵지만 직관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곤 하는데,
가령 IQ가 80인 사람들이 제아무리 많이 모여도, 제아무리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해도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만들 수는 없겠다 싶은 생각.
물론 그 사람들이 모두 모여 덧셈 곱셈을 해 내는 속도는 이인슈타인보다 훨씬 빠르겠지만.
자칫, 타고난 지능에 대한 차별로 보일 수 있겠지만, 이건 오히려 그 반대의 상황이다.
즉, IQ가 80인 사람들이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많이 모여도 이룰 수 없었던 수준에 도달하는 '방법'에 대한 얘기인 것이다.
과연 그런 방법이 존재할까?
만약 그 방법이 존재한다면, IQ 150인 사람이 IQ 200의 수준에 도달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으며, 인간이 외계인 혹은 신의 수준에 도달하는 방법도 찾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인공지능은 바로 그 '방법'의 하나이다.
계산만 빠르게 하던 컴퓨터가 인간의 사고방식 수준에 도달하는 '방법'
사람은 개와 고양이를 구별할 수 있지만, 컴퓨터로는 그게 어려웠다고 한다.
사람들은 모두 언어를 구사하지만, 컴퓨터가 사람의 언어를 이해하는 건 아주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그렇게 어려웠던 건, 사람들이 그런 능력을 공짜로 부여받았기에, 특별한 어려움 없이 습득한 능력이기에, 어떻게 그걸 하는 것인지 그들 자신도 그 '방법'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사실, 이제는 컴퓨터가 고양이와 개를 구별할 수 있다고 한다. 인간의 언어를 이해하고 명령대로 이행하고 번역이나 통역도 한다고 한다.
그게 단지 빅데이터를 통해 단순히 비교 검색하는 것으로 이루어지는, 컴퓨터의 인간 '흉내내기'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우리들 스스로도 우리가 어떻게 구별하고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 모르는데, 컴퓨터의 그것을 비난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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